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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사랑의 동사적 개념과 본질적 가치


지금은 예전에 비해 그 수가 많이 줄었지만 한때 TV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었던 소재가 있었으니 바로 '사랑' 이라 할 수 있겠다.



MBC에서 방영하는 <우리 결혼했어요>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결혼이라는 주제를 통해 당사자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얘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정말 사랑이라는 것도 한번 해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느끼는 사랑은 과연 그 프로그램의 그것과 같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쯤에서 사랑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사랑 [명사]
1.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2. 부모나 스승, 또는 신(神)이나 윗사람이 자식이나 제자, 또는 인간이나 아랫사람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3.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4.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흔히 우리가 연인간에 말하는 사랑은 1번의 의미일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분명 명사이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그 마음의 상태. 누가 봐도 명사이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이 단어를 평소에 단지 명사적 의미로만 쓰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연인들 간에 하는 말이 있다. "사랑해" "사랑한다" "평생토록 너만 사랑할게" 등등 여러가지 말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단순히 명사적 의미로만 쓰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는 항상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명사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랑의 동사적 표현을 쓰는 것이다. 명사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동사적 표현? 이 말이 과연 무슨 뜻일까.


사랑은 명사이다. 하지만 사랑하다는 동사이다. 생각해보라.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를 어떻게 동사화시킨단 말인가.



동사(動詞)는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사랑이라는 감정, 그 명사의 뜻은 사랑하는 행동, 즉 동사에서부터 비롯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것을 행동하는 동사로 본다. 하지만 이것을 모르는 대부분의 멍청한 사람들은 그냥 느끼는 감정으로만 본다. 이들은 곧 이러한 감정의 노예가 된다. 현명한 사람들은 사랑하는 행위가 감정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항상 노력하며 행동으로 실천하지만, 대부분이 감정으로만 치우쳐져 오랜 사랑을 하지 못한다. 만약 감정이 우리가 하는 행동을 통제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책임을 포기하고 감정으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뒀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인터넷이든 어디서든 모두들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연인간의 사랑은 유효기간이 2년이다. 그 이후에는 서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나면 서로 사랑하지 못한단 말인가. 헤어져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정으로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사랑은 평생 '할' 수 있는 것이다. 제발 사랑하는 행위를 단순히 느끼는 '감정으로만' 보지 않기를 바란다. 느끼는 감정으로만 보게 된다면 교제하는 초기에는 상당히 불같은 사랑을 하며 서로 행복하겠지만 곧 그 불씨가 꺼져 헤어지게 될 것이다. 서로 하나 해준 것도 없이 그냥 본능적인 감정만 느끼면서, 혹은 받으려고만 하면서 뭐? 사랑을 한다고? 사랑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이기적이야? 진정으로 자신의 연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자신을 주는 행위를 한 적이 있냐고 되묻고 싶다.



사랑은 사랑하는 행위를 통해 실현되는 하나의 가치이다. 주도적인 사람은 감정보다는 가치를 우선시 한다.



이런 말을 해도 소용없다고. 난 이미 상대방에게 마음이 식어버렸다고?
괜찮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회복 ''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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